생판 모르는 타인과 갑자기 한 공간에 같이 지낸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현재의 집을 1년으로 계약해서 지금까지 7개월을 베트남 친구 2명과 함께 지낸다. 한 명은 나이가 가장 많은 남자애고 한 명은 나와 같은 나랑 같은 20대의 여자애다. 각자의 방을 하나씩 가지고 나는 개인 화장실을, 베트남 친구 2명은 공용 화장실을 쓴다. 베란다, 거실, 키친을 공용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그중 유독 나이가 제일 많은 한 친구가 다른 하우스 메이트들와 문제가 잦았다. 결국 초반 1개월에 베트남 메이트 한 명이 나가고 새 친구가 들어왔다. 그리고 개월 후에 최근에 입주했던 친구와도 문제가 생겼는지 얼마 후 나가고 새 친구가 입주했다. 나랑도 몇 번 가벼운 다툼이 있었는데 내가 싸움을 피하는 성격이라 내가 먼저 좋게좋게 마무리 지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나한테 공용공간에 대한 잔소리가 있더니 나중엔 냉장고문을 너무 세게 닫는다, 방문을 세게 닫는다 등을 가지고 계속 어이없는 소리를 해대는 것이다. 이제서야 왜 먼저 친구들이 집을 나갔는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먼저 나간 친구들이 이 나이 많은 친구가 너무 자기 고집이 세고 트집을 많이 잡는다 했는데 그 말이 단번에 이해가 되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 일로 나도 지금까지 나이 많은 친구의 거슬렸던 행동을 하나하나 끄집어 주의를 줬고 그 친구가 제대로 상처받은 모양이다. 내가 주의 줬던 말 중에 아무거나 가지고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결국 참교육으로 사과는 받아냈지만 단단히 삐진 나이 많은 친구는 앞으로도 계속 트집 잡을 걸 찾을 예정으로 보인다. 이사 전까지의 남은 개월은 조용히 보내고 싶었는데 이 친구가 다 망칠 거 같아 나도 기분이 좋지 않다. 앞으로 이 친구를 이해해보려는 헛수고는 안 하고 나도 내 방식대로 대응해 줘야겠다. 그리고 다음 집은 혼자 살아야겠다.
+여담으로 여기 일하면서 똑똑하고 착한 베트남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이 비율이 더 높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근데 역시 또라이는 어느 나라건 일정 비율로 반드시 존재한다는 걸 다시 깨우쳤고 이 친구가 자기 이미지뿐만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베트남 사람의 이미지를 나쁜 쪽으로 조금 기울게 한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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