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직장인 일상

[Petaling Street] 페탈린 거리,

Kim in Global 2022. 11. 20. 12:52

여기 오고 나서 매 금요일만 되면 언제나 고민한다.. 주말에 뭐 할까!!!!!!

 

여기에 최소 2년은 있을 계획이라서 관광지나 명소 같은 데는 서두르지 않기로 했지만 오늘은 새벽에 비가 한차례 쏟아지고 나자 아침 공기가 선선한 게 너무 기분이 좋아 당장 어디갈지 생각했다.

 

전철은 타러 가는 건 기분이 너무 좋다. 나에게 쿠알라룸푸르 전철은 이용 할 때마다 뭔가 내가 현지인이 되는 기분이면서 동시에 처음 이 역을 이용했을 때의 그 상황이 오버랩돼 여기가 외국임을 계속 상기시킨다.

 

저번 주에 친구랑 갔던 부킷 빈탕이나 방문해서 그때 갔던 후통에서 다른 중국음식이나 먹을까 가볍게 생각했다. 출발지 University역에서 부킷 빈탕을 가려면 KL Sentral에 내리고 MRT로 갈아타야 한다. 멍하니 박깥 풍경 바라보다가 다음 역이 내가 환승하기 위해 내려야 하는 정거장임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울렸다. 평소에는 멀리 가는 걸 안 좋아해서 갔던 데만 가는 나지만 올려다본 안내 화면에서 전철이 이동 중인 화살표를 눈으로 따라가며 다음 역 그다음 역을 확인했을 때 KLCC역에서 눈이 멈췄다. 같은 영어 알파벳을 쓰더라도 말레이어로 길게 늘어진 역 이름들을 흝어보다 갑자기 나타난 KLCC 간순한 알파벳은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사람들도 많이 내리는 구간이라 처음 가는 길이지만 사람들 가는 길만 따라가다 수리아 몰로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 KLCC -

시간이 오전11시를 넘어 아침도 안먹은 상태에서 나온 터라 슬슬 배가 고파졌다. 지하로 내려가니 줄지어 있는 일본음식 푸트코트에서 과연 동남아는 일본 제품이나 일본음식이 인기가 좋구나 다시 한번 실감했다. 마침 스시가 먹고 싶었던 차라 단품으로 파는 스시코너에 가서 냉동참치랑 연어, 연어알, 장어로 5개를 샀다. 참지는 그냥 그랬고 연어는 신선해서 맛있었다. 연어알이 고소한 기름 맛이 너무 맛있었다. 저렇게 5피스 집어서 4천원이면 한국이랑 가격은 비슷한 거 같다. 

 

마트에서 파는 개별 초밥이 꽤 신선해서 놀랐다

 

식사 마치고 여기 공원이 볼만하다는 글을 봐서 공원도 좀 걸었다.

 

 

통유리 건물이 교묘하게 각을 세워 일부로 햇빛을 여기 공원에 집중시키는 것처럼 공원 전체적으로 환하고 쨍했다
짙은 녹음과 환한 사람들의 얼굴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쿠알라룸푸르가 차 구르는 소리 오도바이 소리가 끊임없는 도시임을 잠시 잊게 해주는 평화로운 곳이었다. 널찍한 공원에 크고 다양한 열대 나무들, 아직 축축한 흙바닥과 새파랗게 피어오른 이끼에서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며 멀리서 들리는 새소리, 아이들 웃음소리가 정겨웠다. 그리고 연리지인 줄 알았던 저 나무들은 사실 가지에서 뿌리가 내려워 기둥이 된 형태이다. 

 

공원을 둘러보다 아리수같은 식음수도 있어서 이용했다. 물맛은 물 비린내 나는 정제된 물 맛. 아주 좋다.

 

날씨가 후덥해서 몰에 들어가 몇 바퀴 더 둘러보다가 좀 출출해서 들른 길거리 말레이 식당.

코코넛 치킨이 아주 실해서 맛있었다. 저렇게 해서 3,000원

주인장은 유쾌하고 친절했다. 길거리 음식임을 감안해 위생은 억지로 생각 안 하기로 하고 분위기를 즐기며 식사했다. 

 

 - 페탈링 거리 -

 

KLCC에서 어느정도 좀 둘러보다 집 가려고 탄 전철 창 밖에서 또 우연히 노란 바탕에 개성 있는 벽화가 그려진 건물을 발견했다. 이 날은 왠일로 에너지가 넘쳤던 날인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텐데 Pasar Seni 역에 정차하고 전철 문이 닫히기 1-2초 전까지 망설이다가 전철을 내렸다. 

내 앞에 일본인 커플이 폰을 보면서 어디로 가길래 나도 그들을 따라 가봤다. 그렇게 우연이 발견 Petaling Street!저녁에 홍등이 켜지면서 더욱 활기가 넘친다는 이 거리는 낮에 갔을 땐 사람이 그렇게 붐비지 않아 더욱 좋았다. 거미줄 처럼 골목골목이 있지만 한 바퀴 쭉 둘러보니 어디가 어딘지 대충 감이 잡혀 길을 잃어버리진 않았다. 사진은 못찍었지만 알록달록하게 페인트 한 건물에 벽화가 많았고 가품 거리, 카페 거리, 집 안 장식품 파는 거리로 나눠지는 것 같았고 곳곳에 길거리 음식이나 음료도 팔고 있어 가족단위로 와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오후에 왔었으면 연 상점이 더 많았을텐데 그래도 길거리에 사람이 많이 없어서 좋았다. 여기 분위기는 서울의 광장 시장 같았다. 잡동사니와 과하지 않은 호객행위와 내 망고주스를 만들어 준 잘생긴 중국친구들.

요거 앞에서 사진 찍는 사람이 있던데 무슨 컨셉인거지? 나도 한번 찍어보자.

신당 같은게 있는데 초와 과일이 올려있는데 관리는 어느정도 하는 거 같았다.

요런 인형이나 학용품 파는 곳도 있어서 나중에 조카 데리고 와야겠다 다시 생각했다.

아보카도 망고 스무디. 3,600인데 값이 좀 나가지만 그만큼 진하고 맛있어서 다음에 또 사먹고 싶었다.

 

오늘 방문 한곳 다 너무 좋아서 다음에도 또 방문하고 싶었다. 다음주에는 같은 장소 다른 먹거리와 쇼핑거리로 다시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