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던 것들

종이 동물원 - 기억 남는 SF스토리

Kim in Global 2021. 3. 23. 13:14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면서 중국문학과 문학사를 공부했다. 서점에 가보니 요즘은 중화권 작품들도 많이 보인다.

루쉰, 바진 등등 유명한 근현대 작가는 아는데 요즘 나온 책에 알고 있는 작가가 많이 없다.

중국이라는 나라에 흥미가 계속 있었고 공부하고 있으면서 지금 중국을 움직이는 작가를 등한시하고 있었다니.. 조금 부끄러웠다.

 

내가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에 책을 고르는 기준은 있는데, 바로 책의 앞 뒷면을 꼼꼼히 읽는 것이다. 

 

겉표지에 작가의 이력을 보는 것은 나름 재밌다.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굵직굵직하게 써 내려간 이력을 읽으면 이 사람은 열심히 살았구나, 다양한 일을 해왔구나 등등 다양한 생각이 들고 나도 이 작가처럼 내 발자취를 굵직하게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켄 리우 작가의 경우, 1976년 중국 서북구 간수성에서 태어나 11살 때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 간다. 영문학과로 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로그래머로 일한 후 하버드 법학 전문 대학원을 졸업 후 변호사로 7년간 일했다. 대단한 이력이다! 대학시절부터 틈틈이 소설을 써왔으나 단편소설이 더 어렵다는 켄 리우. 그는 2002년 포보스 SF 단편선에서 '카르타고 장미'를 발표하여 소설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11년 단편 '종이 동물원'을 발표하고 1년 후 SF 및 판타지 문학계로 휴고상과 세계 환상 문학상을 수상한다. 이후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것으로 확인되고 2017년 단편집'종이 동물원'으로 로커스 상 최우수 선집상을 수상했다. 그는 창작활동뿐만 아니라 번역에도 힘쓰고 있고 현재는 미국 보스턴에서 거주하며 기술 전문 법률 컨설턴트 일와 창작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종이 동물원
천생연분
즐거운 사냥을 하길
상태 변화
파자점술사
고급 지적 생물종의 책 만들기 습성
시뮬라크럼
레귤러
상급 독자를 위한 비교 인지 그림책
파(波)
모노노아와레
태평양 횡단 터널 약사(略史)
송사와 원숭이 왕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 동북아시아 현대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옮긴이의 말

 

사실, '종이 동물원'이라는 소설을 발견한 건 재작년일 거다. 일본 작가나 다른 서양권 작가들의 책은 쉽게 발견하는 반면 중화권 작가의 책이 우리나라 대형 서점에서 발견하기란 좀처럼 드문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심지어 중화권 작가가 SF소설을 썼다는 게 나에게는 꽤 놀라운 일이었고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GOOD HUNTING 에피소드의 경우 넷플릭스에서 먼저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접하고 충격을 받았기에 나머지 에피소드도 이 정도 강도라고 어느 정도 예상하면서 읽었다. 그래도 소재들이 다 참신하고 충격적이었다. 

THE PERFECT MATCH-오늘날의 노트북과 핸드폰 등 전자기기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음성인식, 인공지능 등등 이제는 컴퓨터랑 음성으로 대화를 나누는 건 너무나 익숙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스템이 일상생활을 완전히 정복한다면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다. 언제나 사람이 컴퓨터를 이긴다라는 생각보다는 그래도 사람이 잘 조절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나한테는 더 강했기에 이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이 틸리와 대화를 나누는 부분에서는 나도 틸리의 제안에 편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나도 이런 세상에 산다면 컴퓨터의 지배하에 사는 것일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요즘 세상의 자유라는 게 뭐일지도 생각해보았다. 이것 말고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 여러 개 있는데 THE WAVES, 신선한 소재로 참신하고 충격적인 스토리였다. THE LITERROMANCER의 경우는 중국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느껴져서 좋았고 고문 장면도 인상적이다.

 

최근에 서점에 갔을 때는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라는 소설도 신작으로 나왔던데 표지가 너무 예뻐서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

나중에 위 책도 구매 후 리뷰해보겠다.